만화영화 '왕후 심청' 북한과 하청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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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에이컴프로덕션(회장 넬슨 신)은 현재 제작 중인 극장용 만화영화 '왕후 심청' (사진)의 일부를 북한에 맡기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로선 처음이다. 에이컴프로덕션은 19일 "지난 3일 넬슨 신 회장이 북한의 조선 과학교육영화촬영소(SEK)를 방문, '왕후 심청' 의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고 밝혔다.

북한에서 제작할 분량은 총 80분 중 40분. 레이아웃부터 원화.동화.배경 그림 등의 작업을 맡게 된다. 북한의 하청 가격은 최근 애니메이션 하청의 '강자' 로 떠오른 중국의 3분의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을 담당할 SEK는 1953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6백여명의 제작진을 거느리고 연간 2천5백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는 프랑스.일본.이탈리아 등에서 하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컴 측은 "가격 면에서 저렴하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으나 일단 문화 교류의 차원이고 장기적으로 남북 합작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의를 둔다" 고 설명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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