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여야 넘나들며 복잡한 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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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대전.인천에 이어 17일엔 충북지역 신년교례회 참석차 청주에 갔다.

이 자리에서 JP는 "한나라당이 결딴낸 나라를 자민련은 민주당과 함께 1천7백억달러의 수출대국으로 끌어올렸다" 며 "김대중 대통령이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게 할 책임이 자민련에 있다" 고 말했다.

그는 DJP공조 복원에 대해 "사람들은 JP가 말을 바꿨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집권당이 과반수가 안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 며 "경제가 어려워진 것도 선거 뒤 한나라당이 손발을 잡아당겼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는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 는 공생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어깨를 주무르는 '파격(破格)' 을 선보였던 JP다.

JP는 16일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부총재와 만난 데 이어 다른 야당 중진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져 '李총재-JP회동' 이 성사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자민련 관계자는 "JP는 李총재의 협조 아래 국회법개정안(교섭단체 14석)을 통과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 전했다.

JP가 캐스팅보트 구도를 완성하기 위해선 지금처럼 민주당 이적의원 네명에게 교섭단체의 명운(命運)을 맡기는 형태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요즘 자민련이 안기부자금 수사.언론사 세무조사 등 민감한 현안에서 한발을 빼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별도로 JP는 21일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과 만나고 23일엔 월드컵 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여야 의원들과 만찬을 한다.

26일엔 현 정부 출범 3주년 청와대 기념만찬에 참석한다. 여야를 넘나드는 'JP식 정치' 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퍼지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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