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축구대표 일부선수 기내서 추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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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에 참가하고 지난 16일 귀국길에 오른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기내에서 추태를 부렸다.

가로 줄무늬 티셔츠와 검정 점퍼로 복장을 통일한 대표팀이 기내에 오르자 승객들은 사인을 요청하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대부분 승객들이 잠들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반주(飯酒)가 지나쳤던 두 선수가 소란을 벌이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이들은 서로를 툭툭 치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여승무원에게 술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승무원이 "많이 드셨다" 고 만류하자 승무원의 팔을 잡아끌며 혀 꼬부라진 소리를 했다.

이들은 다른 승객을 위해 소등해달라는 부탁도 들은 척 만 척했고 기체가 흔들리니 좌석을 떠나지 말라는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양말까지 벗고 맨발로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결국 만취한 한명은 기내 바닥에 베개를 베고 잠들었다. 술을 마시지 않은 또다른 선수는 바닥에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드러누웠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젊은 축에 드는 선수들로 고참 선수들이 조용히 잠을 청한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홍콩~오만~두바이로 이어진 한달 가까운 장기 원정을 끝내고 돌아가는 기내에서 해방감으로 약간의 술을 마실 수는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의 기대와 성원을 받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라는 점에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공장소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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