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좋지만 부시는 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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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 대선을 앞두고 중앙일보 등 전 세계 10개국 주요 신문이 실시했던 대미 인식 관련 공동조사(본지 15일자 1, 4, 5면)가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됐다. 조사 결과 "미국은 좋아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싫어한다"는 게 국제적 여론이라는 사실은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폭스 TV 등 세계 주요 언론매체에 비중 있게 취급됐다. 이들 매체는 "부시 대통령의 재임 기간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대미 인식이 나빠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미국 뉴욕 타임스지는 이를 15일자 인터넷판 머리기사로 다뤘다. 이 신문은 조사에 참여한 신문들이 각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신문이라고 소개한 뒤 "미국에 대한 인식이 악화됐으며, 특히 한국에서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폭스 TV는 이 조사를 프랑스의 르몽드와 함께 주도했던 캐나다 라 프레세 신문사의 부사장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는 중앙일보 외에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 영국의 가디언, 스페인의 엘 파이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러시아의 모스크바 뉴스, 멕시코의 레포르마, 이스라엘의 하레츠 등이 참여했다.

조사에 참여한 각국 신문들은 10개국의 대미 인식을 2~3개 면에 걸쳐 보도하면서 중앙일보의 분석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이중 르몽드는 '역사적인 한.미 관계의 급진적 변화'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의 글을 전문 인용했다. 아사히 신문은 중앙일보를 부수 200만부의 신문으로 소개한 뒤 "조사대상국 중 이라크전을 잘못된 전쟁으로 본다는 응답 비율은 한국이 가장 높았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약 세계적으로 투표를 한다면 미 대선 결과는 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동조사에 참여한 신문들은 11월 2일 미국 대선의 결과가 밝혀지는 대로 향후의 국제정세에 대한 각국 신문사의 분석을 모아 공동 게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런던.파리=오병상.박경덕 특파원,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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