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이달 중국 방문 뒤 6자회담 재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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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하고, 그 직후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1일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이 지난주 방중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지난달 9∼13일 방중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협의 끝에 낸 구상들을 상세히 브리핑했다”며 “특히 중국은 자신들이 보기에 한·미와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놓고 서로 받아들이기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들을 한·미 측에 자세히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중국은 다시 북한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최종 협상에 들어간 상태며 한·미는 결과를 기다리면서 북한의 결단을 압박하는 중”이라며 “특히 중국이 북한과 협상을 타결하면 김정일 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게 되며, 이는 그 뒤 바로 6자회담이 재개된다는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 1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김정일 위원장(가운데). 오른쪽은 주룽지 중국 총리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하이의 변화상을 두고 ‘천지개벽’이라는 표현을 썼다. [중앙포토]

이와 관련해 중국 동북지방을 방문 중인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부장은 지난달 27일 랴오닝성을 찾아 왕민(王珉) 랴오닝성 서기로부터 압록강 유역 개발 방안을 논의했고, 다음 날엔 지린성을 방문해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로부터 최근 중국 국무원이 확정한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두만강) 개방 선도구’ 사업 합작 방안을 논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김 부장의 동북지방 방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위한 사전 답사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과거 방중 당시 동북지역을 찾은 적이 없는 데다 예전 같지 않은 그의 건강을 감안하면, 그가 방중할 경우 과거처럼 중국의 연안·남방 지역 대신 북·중 경협의 핵심 대상인 동북 3성 일대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 이견은 전혀 없으며 양국은 같은 페이지(위치)에 있다”며 “보즈워스 대표가 방중 일정을 1박2일로 짧게 잡고 곧바로 한국을 찾은 것은 한·미 공조가 잘 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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