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등교 교사부족, 파행 수업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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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도내 초등학교들이 극심한 교사 부족으로 신학기 수업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학교 신설과 학생 증가,교사 퇴직 등이 겹쳐 신규 교원을 3천5백명 정도 충원해야 하나 고작 1천명만 임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교과전담교사가 담임을 맡아 예체능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데다 교사들의 수업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전담교사 담임 전환=3학년 이상 초등학생들에게 음악·미술·체육 등을 가르치는 교과전담교사의 경기도 내 법정 정원은 3천3백명.

하지만 지금도 정원의 58%인 1천9백명에 불과한 전담교사가 새학기부터 8백50명으로 줄어든다.담임교사가 줄어드는 자리를 1천50명의 전담교사로 채울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교조 고양지회장 최창의(崔昌義 ·41 ·고양 성신초등교)교사는 “3학년 이상이 25개 학급인 성신초등교의 경우 교과전담교사 정원이 6.25명이지만 현재 3명 뿐”이라며 “더우기 앞으로 2개 학급이 늘어나는데도 전담교사가 2명으로 줄어들게 돼 정상적인 예체능 교육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학급 과밀화=지금도 전국 최고의 ‘콩나물 수업’을 하고있는 경기도 내 일선 초등학교의 과밀 현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새학기 도내 초등학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시 지역은 47명,읍 이하는 42명이다. 전국 평균 35·8명에 비해 6.2∼11명이나 많다.

도교육청은 당초 학급당 학생수를 시 지역의 경우 45명으로 낮출 계획이었으나 교사 충원이 적어 47명을 유지하기로 했다.

◇수업부담 가중=교과전담교사의 부족으로 담임이 예 ·체능 교육 등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고학년 담임 교사들의 수업 부담도 늘게됐다.

경기도 내 초등학교 5∼6학년 담임의 주당 수업 시간은 평균 28∼29시간.하지만 새학기부터 고학년 교사 1인당 주당 수업시간이 1∼3시간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선 초등교사들은 “수업 부담이 많아지면 교육의 질을 높이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대책=전교조 경기지부는 ▶학급당 학생수를 더이상 늘리지 말고 ▶초등학교 교과전담교사의 법정 정원을 확보해줄 것을 최근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정원이 늘어날 경우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뒤 임용고사를 보지 않은 예비교원 가운데 상당수를 교과전담교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이와 관련,최근 교육부에 “교사의 정원을 늘려줘야만 초등학교 교육이 정상화 될 수 있다”고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정재헌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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