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이 10여년 동안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검찰이 1998년 동아건설 내사 과정에서 파악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3년 12월부터 98년 5월까지 동아건설 대표이사를 지냈던 유성용(柳成鏞)씨는 11일 "88~97년 중 국내외를 합쳐 7천억~8천억원 정도의 분식회계를 했던 것이 사실" 이라며 "이런 사실을 98년 검찰에서 내사받을 당시 모두 진술했다" 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동아건설이 시공한 인천 매립지의 장부가는 5백억원에 불과한 반면 공시지가는 9천6백억원이어서 분식을 하더라도 매립지 땅값만 받게 되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여겼다" 고 분식 이유를 해명했다.
그러나 98년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했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며 "분식회계의 책임은 동아건설과 경영자들이 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건설 관할 법원인 서울지법 파산부(재판장 梁承泰 부장판사)는 11일 동아측에 보낸 공문을 통해 분식결산과 관련한 회계자료와 관련자들의 진술서 제출을 지시하고, 이를 주도한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황성근.이가영.정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