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트리플 악셀은 좋았는데 … 분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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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선 아사다 마오. [밴쿠버 로이터=연합뉴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22번째로 나선 아사다 마오(20·일본)의 표정은 어두웠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72점을 앞섰던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이나 받았다, 역전을 위해서는 154.79점이 필요했지만 아사다의 점수는 131.72점. 합계 205.50점으로 김연아(합계 228.56점)에게 크게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일본에서 아사다는 특별한 존재다. 3연속 트리플 점프를 초등학생 때, 또 여자에게는 남자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만큼이나 어렵다는 트리플 악셀을 주니어 때 성공했다. 세계선수권(2008년)과 그랑프리파이널(2008~2009시즌), 4대륙선수권(2007~2008, 2009~2010) 정상에 섰다. 하지만 4년에 한 번뿐인 올림픽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아사다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세계 여자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사다는 첫 점프로 트리플 악셀을, 두 번째 점프로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를 뛰었다. ‘클린’이었다. 아사다는 실전에서 두 번의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다. 92년 알베르빌 올림픽 당시 두 차례의 트리플 악셀을 처음 시도했던 이토 미도리(일본)는 한 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아사다는 NHK 등 자국 방송과 인터뷰 때 “첫 번째 올림픽인데 분하다. 트리플 악셀은 좋았는데”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아사다는 “연기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강한 중압감에 시달렸음을 털어놓았다. 솟구치는 눈물 때문에 간신히 대답을 이어나간 아사다는 “그래도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모두 성공했다”며 트리플 악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다.

밴쿠버=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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