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구의 자기주도학습 걸음마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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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기현이는 매번 의욕 넘치게 책상 앞에 앉지만 책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졸음이 쏟아진다. 잠을 쫓겠다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밤 12시. ‘집중도 안 되는데 내일 하자’며 침대에 누웠다가 배가 고파 라면 하나를 끓여먹었다. 일어나보니 벌써 아침이 됐다. 잠은 잤지만 피로는 풀린 것 같지 않고 몸은 무겁기만 하다.

기현이처럼 책상에만 앉으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걱정인 학생들이 적지 않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좋은 몸 상태’를 가장 먼저 갖춰야 한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잠’이다. 밤에 잘 자는 것은 낮 동안 졸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많이 잔 것 같은데도 하루 종일 피곤하거나, 별로 자지 않은 것 같은데 개운하게 일어나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많이 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수면 시간’이 아닌 ‘수면의 질’이다. 잠을 잘 잔 다음날은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 좋은 기분이 하루 종일 높은 집중력과 학습 의욕을 유지하게 해준다.

그럼 잘 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수면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수면은 크게 램(REM)수면과 논램(Non-REM)수면 두 종류로 나뉜다. REM수면은 꿈을 꾸면서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고, Non-REM수면은 피로회복과 성장 등에 필요한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는 상태다. 자는 동안REM수면과 Non-REM수면은 번갈아 나타난다. 각 단계는 모두 중요하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신체 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여 피곤한 상태가 계속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질 좋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만들어 REM수면과 Non-REM수면이 항상 제대로 이뤄지게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매일 다를 경우,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규칙을 정해놓으면 잠 드는 시간도 차츰 규칙적이 된다. 낮 동안 몸이 적당히 피로할 정도로 열심히 활동하는 것도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 저녁 식사 후에는 야식 등 음식을 되도록 안 먹는 것이 좋다. 소화시켜야 할 음식물이 뱃속에 남아있으면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책상과 친해지는 똑똑한 첫걸음은 규칙적인 시각에 적절한 시간만큼 깊게 잠드는 습관을 만들어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 스터디맵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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