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 '학과 구조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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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최고의 교육기관인 김일성 종합대학이 컴퓨터.법률.문학분야의 학부를 잇따라 단과대학으로 확대.개편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김일성종합대학 당국이 1999년 컴퓨터과학대학과 법률대학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초 문학대학을 새로 만들었다" 면서 "특히 컴퓨터와 법률분야의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점은 대내외 정세변화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북한측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대목은 컴퓨터과학대학의 운영.

정부 당국은 이 단과대학 신설 배경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98년 2월 제8차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장을 시찰한 데서 찾고 있다.

당시 金위원장은 기술인재 확보와 컴퓨터 조기교육의 실시 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신년 공동사설 이후 과학중시 사상을 부쩍 내세우는 것도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법률대학 신설은 개혁.개방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 내부의 법률수요보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비롯한 대외접촉 과정에서 각종 법률.제도의 제정과 정비는 물론 법률분쟁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들어 이뤄진 문학대학의 신설은 주민 사상교양에 필요한 문필가를 길러내는 등 다분히 내부적인 목적에 무게가 두어졌다는 관측이다.

이 대학출신의 한 탈북자는 "김일성종합대는 5년제인 사회.인문계 학부 6개 학과와 6년제인 자연과학계 학부 8개 학과에 1만2천여명이 수업하고 있다" 면서 "학부제로 운영되던 이 대학이 단과대학 체제를 도입한 것" 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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