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담배값 올려 흡연 줄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정부가 담뱃값을 상당폭 올렸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야 두말할 것이 없지만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담배가격을 인상하면 얼핏 생각하기엔 금연인구가 늘어날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또다른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지 여부도 고려해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사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에겐 담뱃값이 1천3백원이든 3천원이든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도 공사판에서 땀흘려 일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휴식시간에 한 개비의 담배로 그 마음을 달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담뱃값의 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다.

그렇다고 과연 그들에게 담배를 줄이거나 금연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흡연의 폐해와 담뱃값 인상 문제를 한데 묶어 이야기하기엔 변수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의 편중현상이 날로 더해가는 요즘, 넉넉하지 못한 살림을 영위하는 국민들을 배려하는 사고가 아쉽다.

고정민.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