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 앞바다에 침몰된 가스 ·화공약품 선박들이 방치되면서 사고위험도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1999년 11월 부산시 북형제도 남동쪽 2.2마일 해상에서 침몰한 화공약품 운반선 등 3척의 배가 해양수산부로부터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집중관리선박으로 분류됐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배가 침몰한 해역은 부산항 주 항로로 연결되는 해역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수시로 운항하고 있는 곳이다.
95년 7월 부산 다대포 앞 옥도 북동쪽 1.9마일 해상에 침몰한 가스운반선 제13삼부호(6백68t)는 연료 40t과 부탄가스 3백82t을 실은 채 수심 56m위치에서 방치돼 2차 사고위험이 높다.
이 선박은 지난해 5월 해양부 조사결과 적재된 2개의 액화가스탱크 중 1번 탱크는 유실됐으며 나머지 탱크도 이탈시 다른 선박과 충돌하거나 폭발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또 95년 6월 침몰한 남퀵산드리아호(8천3백28t)는 부산항 주 항로인 부산 태종대 남동쪽 3.5마일 해상에 9백여㎘의 연료유를 싣고 침몰, 관리대상 선박으로 분류됐다.
이같은 침몰 선박은 사고 직후 기름유출 등 오염 사고가 생기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며 선사나 보험사 등도 침몰선 처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항에도 정박지 3곳 중 2곳에 침몰선박이 방치돼 있다. 울산항 동방파제 남쪽 정박지 인근에 길이 45m,높이 4m 규모의 4백20t급 선박이 방치돼 정박 중인 선박의 닻이 걸리는 등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울산항 정박지에는 연간 2천여 척의 유조선과 화학선이 대기하거나 태풍 때 대피해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남 마산항에는 부산∼일본 대마도 항로에 투입하기 위해 도입된 5백50t급 여객선이 91년부터 방치되면서 선박 접안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해양부 관계자는 “국내 연안에 모두 1천2백여 척의 선박이 침몰해 있다”며 “부산 앞바다 침몰 선박 중 추가 오염 우려가 높은 배에 대해서는 인양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