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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써니리] ‘한국통’ vs ‘한반도통’

중앙일보

입력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국내 여러 언론에 한반도에 관한 칼럼을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몇 년째 기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언론으로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도 글을 기고하며, 국제학술지에도 그의 이름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는 '한국통'이라기 보다는 '한반도통'에 더 가깝다. 그의 연구는 남북한을 아우른다. 김일성대학에 유학한 경험도 있다.
그는 다른 외국인 한국통과도 조금 틀리다. 외국인으로서 한국말이 가능한 교수는 시조 연구로 유명한 하버드大의 데이비드 맥켄 교수,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의 박노자교수 등 몇몇이 있지만 그들의 학생들은 외국인들이다. 반면에 란코프교수의 학생들은 한국인들이다.
외국인교수로서 한국말로 한국인에게 근대사를 비롯한 한반도정세를 가르치는 것이다. 수준도 학부생뿐만이 아니라 대학원들까지를 다 망라한다. 예를들어, 금년엔 이화여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북한강의를 한 학기 맡게 되어 그가 더욱 바쁘게 됐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한국사람들에게 한국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마치 물고기에게 어떻게 헤엄치는 것을 가르치는 것처럼 들린다.
'그 수준'에 다다르려면 얼마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질문에 그는 "나는 학문 말고는 다른 생활을 다 포기한 사람입니다"라고 잠시 베이징에 들린 그가 말했다.
그는 한국사람보다 한반도를 더 잘 알기 위해서 한국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 "엄청나게 읽었어요." 그가 양손을 쫙 벌려 보였다. 한반도와 관련한 거의 모든 자료를 꼼꼼히 읽고, 그가 김일성대학에 유학한 경험과 냉전시대 당시 한반도와 관련한 많은 자료들이 러시아로 되어있는 것은 한국학자들이 따라 잡을 수 없는 그만의 '블루오션'이 되었고 그가 한국학계에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남북한을 연구하는 한국의 학자들 중에서 냉전시대 동유럽역사를 접목해서 비교해 보는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국자료도 보려면 중국어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유기고가=써니 리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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