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빼고 총무회담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7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운영위원장실.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총무가 마주앉았다.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나타나지 않았다.

"자민련을 협상의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 는 이유였다.

오전 11시 중재에 나선 이만섭(李萬燮)의장이 3당 총무를 불렀다. 그러나 정창화 총무는 정균환.이양희 총무가 있을 때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들이 떠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의장실을 찾았다. 결국 국회 정상화 최종 합의는 오후 11시40분 정균환.정창화 총무간의 회담에서 이뤄졌다.

변칙적인 연쇄회담을 열면서까지 한나라당은 자민련과의 회담을 거부했고, 자민련 李총무는 "법도 없고, 경우도 없는 행동" 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입장변화 가능성도 감지됐다.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의 2월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수용했다.

한나라당 鄭총무는 "한 자리에서 협상은 않겠지만 국고보조금 확대.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법에 정해진 자민련의 권리는 인정하겠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이적한 4명의 의원이 자민련 의석으로 옮길 수 있도록 좌석배치를 재조정하는 안을 수용했다.

정균환 총무는 "머지않아 이회창 총재의 결단 형식으로 자민련 인정 문제를 매듭지을 것" 이라고 예측했고 이양희 총무도 "시간이 지나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한번에 밥상에 앉을 수야 있나. 차차 계기가 되면 앉혀주는 것이지" 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