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고별연설·부시 취임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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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일(현지시간) 제43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할 조지 W 부시는 18일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취임 축하 음악회에 참석해 취임 소감을 밝히며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부시 당선자는 "나는 대통령직이 당연하게 얻은 권리가 아니며 누가 그 직의 주인인지를 항상 기억할 것" 이라고 말했다.

부시는 앞서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일 취임식에서 '품격 있는 국가' (nation of character)' 의 건설을 촉구할 것" 이라고 말했다.

부시 당선자는 차기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면서 "외국에 직접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 우리 이미지에 맞는 민주주의를 건설하도록 도울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당선자는 그동안 민주당측의 거센 반발을 사온 세금감면 정책과 관련해 "집권한 후 처음 몇달은 감세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 이라면서 "상속세와 맞벌이 부부의 세금이 혼인 전보다 늘어나는 이른바 '결혼 벌금' 제를 폐지할 방침" 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약 7분간에 걸쳐 임기 중 마지막 대국민 TV 연설을 했다.

클린턴은 대통령직을 두 차례나 맡겨준 데 대해 국민에게 감사하며 "미국이 미래의 도전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올라있을 때 차기 대통령에게 통수권을 넘겨 줄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고 고별인사를 했다.

그는 "내가 수행한 모든 일과 모든 결정, 또 내가 제안하고 서명한 모든 법률 등으로 모든 미국인들에게 미래의 꿈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조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면서 "내 임기는 끝나지만 봉사의 나날은 끝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클린턴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전하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가 채무 경감 정책을 계속 추진함으로써 그동안 이뤄온 국가재정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렇게 해야만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연금 재원을 확보하는 등 사회보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감세를 이뤄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세계 사람들은 미국이 평화와 번영, 자유와 안보를 향한 힘이 돼주기를 바라고 있다" 고 말하며 발칸반도 등 분쟁지역에서 발을 빼도록 요구하는 공화당 일부의 주장을 경계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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