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신학기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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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이 되면 친구들끼리 편 가르기가 심해지고 공부도 어려워진다는데 ‘우정’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곽기하(37·반포본동)씨는 딸 김윤진(서울 반포초 2)양이 새 학년이 돼서도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담임선생님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신학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첫 인상

처음 보는 친구와 선생님이 나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첫인상이다. 한국이미지진흥원 이원진 컨설턴트(이하 이씨)는 “첫인상을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초지만 한번 정해진 첫인상을 바꾸는 데는 40시간이 걸린다”며 “새학기 첫날에는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인상은 주로 외모나 옷차림, 행동 등을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아동복 브랜드 포레즈 홍보팀 이화정 팀장은 “장점을 드러내고 단점을 보완해서 옷을 입으면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진이처럼 체격이 작고 팔다리가 긴 학생들은 상하의를 같은 색으로 입고 밝은 색 카디건을 걸치면 키가 커 보이는 동시에 활달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로 만난 친구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은 좋은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사교적인 성격의 김양은 대체로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 하지만 가끔 새로 사귄 친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곤란할 때가 있다. 이씨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멋대로 별명을 부르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이름을 한번만 더 알려달라’고 말해보라”고 귀띔했다. 선생님에게 인사할 때는 눈을 먼저 마주친 다음 허리와 머리를 15°정도 굽혀 공손하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 양 발과 가슴도 선생님 쪽을 향하게 해야 한다. 하루에 두 번 이상 마주친 경우에는 허리를 살짝 굽혀 목례를 하면 된다.

책상에 앉는 자세도 중요하다. 김양은 수업시작 직후에는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지만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자세가 흐트러져 있다. 이씨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되 장시간 동안 무리해서 허리에 힘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엉덩이를 의자 앞쪽에 걸쳐 앉으면 엉덩방아를 찧어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될 수 있다. 어깨를 의자 등받이에 기대 허리를 뒤로 젖힌 채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는 것은 거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등과 의자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가 들어갈 공간을 비워두고 바른 자세로 앉는 연습을 해야 오랜 시간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다. 김양처럼 원피스를 즐겨 입는 여학생들은 다리를 가지런히 붙여서 앉거나 살짝 발목을 엇갈리게 해서 앉는 것이 좋다.

정확한 발음,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 들여야

김양은 발음이 부정확한 편이다. 급한 성격 탓에 소리 내 글을 읽을 때도 입보다 눈이 앞서 실수를 할 때가 많다. 유치가 빠져 영구치열이 완성되지 않은 김양 또래의 초등 저학년 학생들은 구강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서혜정(KBS성우)씨는 “발음이 새거나 말투가 어눌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나 반장선거 연설 등을 해야 하는 학기 초에는 말을 얼마나 자신 있게 잘 하느냐가 학교생활 적응과 직결된다. 말을 잘 하면 친구도 쉽게 사귀고 발표도 곧잘 해 교사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개학 전 새 교과서를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는 것은 말하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책에 숨 쉴 곳을 표시해 놓고 끊어 읽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정아는 V 물을 V마시러 V 나갔습니다” 등과 같이 해주는 것이다. 무조건 큰소리로 읽는 것보다 정확한 호흡으로 배에 힘을 줘 읽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서씨는 “꾸준히 소리 내 책을 읽으면 성격도 차분해지고 책 내용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읽게 돼 독해력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말을 잘 듣는 것은 말을 잘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대화를 할 때는 친구나 선생님의 눈을 응시해야 한다. 눈 마주치는 것이 어색하다면 코나 눈썹을 보는 것도 괜찮다. 친구가 이야기를 할 때는 “그래” “맞아”와 같은 말로 맞장구를 쳐주고 선생님들과 대화를 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으로 웃어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면 된다.

[사진설명]김윤진양이 성우 서혜정씨를 만나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의상협찬=포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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