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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뜻 무시"…이총재 정계원로와 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2일 정계원로 6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양식당에서의 오찬엔 이철승(李哲承).이민우(李敏雨).유치송(柳致松).김재순(金在淳).고재청(高在淸).이충환(李忠煥)씨 등이 참석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야당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구하기 위해 李총재가 직접 제안한 모임" 이며 "우호적 여론의 선점(先占)과 전파를 위한 전방위 협조 전략이 가동됐다" 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힌 '언론개혁' 대목을 집중 문제삼기로 했다.

李총재는 2시간 동안 계속된 오찬에서 "의원 꿔주기와 안기부 자금 수사 등 여당의 '뒤통수치기' 때문에 상생(相生)정치가 좌절됐다" 며 야당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정계원로들의 발언은 金대통령 비난일색이었으며, 야당에는 강력한 투쟁을 주문했다" 고 전했다.

"金대통령이 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李총재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권이 겨누는 칼날을 맞이해야 한다" "두차례의 의원 꿔주기가 과연 정도.법치냐. 그러면서 국민의 여론을 두려워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과연 DJ답다" 는 발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당무회의에서 李총재는 "金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말하는 강한 정부와 정치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야당을 굴종시키는 것"이라면 "이런 대통령을 상대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

특히 李총재는 "의원 꿔주기 행태를 변명하고 정당화하려는 대통령의 말을 대통령의 말로 보지 않겠다" 고 말했다.

또 의원총회에서는 "DJ와 정치를 같이 할지, 퇴진(의원직 사퇴)해서 정치판을 새로 짤지 결단해야 한다" (李在五 의원)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 '비판적 언론 재갈 물리기' 〓이어 열린 의총에서는 金대통령의 언론개혁 발언에 초점이 맞춰졌다. 의원들은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발상" 이라고 단정했다.

국회 문광위 소속 남경필(南景弼)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언론개혁은 ▶언론인의 개인적 비리수집▶언론사 재정난을 틈탄 운영상의 접근▶시민단체를 앞세우는 방식 등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것" 이라고 말했다.

"독재자의 전형적인 수법" (河舜鳳부총재)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혁할지 구체적으로 밝히라" (鄭昌和총무)는 말도 터져나왔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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