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말 오간 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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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216회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여야는 본회의 5분발언에서 안기부 자금 수사.의원 이적을 놓고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이만섭(李萬燮)의장이 "싸움질하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달라" 고 했지만 허사였다.

여러차례 고성이 오갔고 발언순서를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퇴장소동도 벌어졌다.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의원은 안기부 자금 수사와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잠수복을 입고 물귀신작전으로 나오고 있다" 면서 "정치권 공멸의 자폭.자살극"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의원 시집가기를 몰랐다고 하는데 거짓말 9단" 이라며 "노벨상이 부끄럽지도 않으냐" 고 독설을 퍼부었다.

같은당 이연숙 의원은 "우리당이 지난해 10월 한빛게이트사건 당시 안기부 자금 사건의 진실규명을 요구했을 때는 가만있다가 의원꿔주기로 여론이 시끄러워지니까 호들갑을 떨고 있다" 고 공박했다.

허태열(許泰烈)의원은 "형평성을 위해 金대통령의 대선자금.16대 총선자금 등을 특별검사가 조사해야 한다" 며 "거부하면 독재권력에 맞서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것" 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 이희규(李熙圭)의원은 "안기부 국고 도용사건은 세풍.총풍에 이어 국가기본을 흔든 중대한 범죄" 라며 "간첩을 잡기 위한 안기부 예산을 불법유용한 사실을 국민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이재정(李在禎).정장선(鄭長善)의원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 이회창 총재가 말하는 대쪽정치" 라고 가세했다.

이들은 "강삼재 의원을 속히 출두시켜 국회를 더이상 대선 전투장으로 만들지 말라" 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병윤(朴炳潤)의원은 "야당을 비난할 생각이 없으며 경제를 살리려면 여야가 협조해야만 한다" 며 정쟁중단을 호소했다.

김정욱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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