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지사가 17일 제주지사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청사를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불출마는 갑자기 결정한 게 아니라 4년 전 도민의 선택을 받을 때 이미 결정했다”며 “제주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차후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지사는 “지금까지 제주도는 현직 도지사의 선거 출마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어 왔고, 제주 사회에 큰 부담이 돼 왔다”며 “이제 그런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철저한 선거 중립으로 갈등 해소의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두 번의 도지사 선거에서 도민의 선택을 받는 등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에 오직 일만으로 보답하려고 노력했고, 오직 제주의 미래만을 생각했다”며 “남은 기간에 특별자치도의 완성에 몸을 바쳐 도민과 함께 당당하게 제주특별자치도의 길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지사는 4년 전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젊은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며 다음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뜻을 가졌었고, 지난해 5월 불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주민소환이 불거지면서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도정에 레임덕 현상이 생길까 봐 불출마 선언을 미뤄왔다”고 밝혔다.
1967년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한 김 지사는 제주시장과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고, 민선 2∼3대 제주시장을 지냈다. 2004년 재선거에서 제주지사에 당선된 데 이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
◆요동치는 제주지사 선거판=제주지사 선거 구도의 재편도 불가피하게 됐다.
그 동안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은 김 지사를 비롯해 우근민(68) 전 지사, 강상주(56) 전 서귀포시장, 고희범(57) 전 한겨레신문 사장, 김경택(55)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등 5명이다.
하지만 유력후보 중 한명인 김 지사가 대열에서 이탈함으로써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른 후보자들이 우 전 지사를 겨냥해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 전 지사는 김 지사와 동갑내기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