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영화] MBC '아름다운 비행'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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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 신년 연휴에도 가족 영화가 풍성하다.

희망을 찾아 길을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먼저 경비행기를 탄 열세 살 소녀와 열 여섯 마리의 거위가 노을진 하늘을 나는 장면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비행' (MBC 1월1일 오후 5시 ★★★)이 꼽힌다.

개발업자의 횡포로 파헤쳐진 늪지를 거닐다 에이미는 야생 거위알을 발견한다.

부화한 거위들은 에이미를 어미새로 알고 따르며 에이미의 모든 행동을 따라 한다.

겨울이 다가오자 에이미는 거위들에게 비행법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동화처럼 펼쳐진다.

허클베리핀과 노예 짐이 뗏목으로 미시시피 강을 여행하는 '허크의 모험' (KBS2 1월1일 오전 10시40분 ★★)도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인종차별이란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간다.

좀 더 사실적인 영화를 원한다면 '인도로 가는 길' (EBS 1월1일 오후 1시10분 ★★★.사진)을 권할 만하다.

'닥터 지바고' '아라비아의 로렌스' 를 연출한 거장 데이비드 린 감독이 77세에 만든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인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초자연적인 세계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을 그린다.

반면 제임스 딘이 주연한 '에덴의 동쪽' (KBS1 31일 밤 1시40분 ★★★★)은 가족간 애증을 통해 젊은이들의 좌절과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존 스타인벡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전시상황이었던 당시 사회상과 맞물려 더욱 화제가 됐다.

1979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을 누르고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EBS 31일 오후 2시 ★★★★)도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다.

평론가들로부터 '고전적 영화 기법의 극치를 보여준다' 는 찬사를 받았던 명작이다.

더스틴 호프먼과 메릴 스트립이 주연을 맡았다.

로버트 벤튼 감독은 전통적인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와 함께 달라지는 가정 내 남성의 역할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이외에 EBS는 '영화계의 화가' 로 불리는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무세트' (30일 밤 9시)를 방영한다.

한 소녀의 소외된 삶을 시적 영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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