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락에도 이득'… 시세차 노리기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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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올해 지수선물.옵션 시장은 거래가 크게 위축된 현물(주식)시장과는 대조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수선물의 경우 최근 월물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 130.90에서 올 연말 62.65로 52.13% 떨어져 하락률과 하락폭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물시장이 장기 침체한 데다 시장 특성상 지수가 하락해도 이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참여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6만9천78계약에서 올 8만1천5백16계약으로 18.0% 늘었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 역시 3조5천6백86억원으로 시장 개설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기관들의 거래비중이 지난해 47.3%에서 올해 42.2%로 줄어든 대신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각각 47.2%와 2.8%에서 올해 50.8%와 4.8%로 확대됐다.

개인 비중이 늘면서 현물 하락 위험을 분산시킨다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투기성이 부각됐다.

또 이들이 외국인을 따라 매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장세 흐름이 급변하거나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옵션시장도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지난해의 두배 수준으로 폭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개인 비중이 60%를 넘으면서 만기일을 코앞에 두고 저가의 옵션물을 샀다가 시세 급변으로 수백배의 차익을 냈다는 '대박' 사례가 종종 회자됐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보와 위험 회피 능력이 뛰어난 기관에 맞서다 '쪽박' 을 찬 '개미' 들이 훨씬 많았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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