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타 신동’ 클릭 110,000,000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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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기타 신동’ 정성하(14·사진)군이 한국인 처음으로 미국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1억 번이 넘는 조회를 기록했다.

16일 유튜브에 따르면 정군이 기타를 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들의 조회수는 총 1억1000만여 건이다. 정군의 아버지 정우창(42)씨는 2006년 9월 정군이 연주곡 ‘스플래시’를 치는 영상을 유튜브에 처음 올렸다. 이후 240개 동영상을 등록했는데 이에 대한 총 조회수가 42개월 만에 ‘1억 뷰(view)’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국내 최고 인기그룹들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기록의 1.5~2배에 달한다. 매일 세계적으로 8만~9만 번씩 정군의 동영상을 클릭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현재 청심국제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정군이 처음 기타를 잡은 것은 5년 전. 회사원이지만 기타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짧은 시간에 재능을 떨치기 시작했다.

정군은 손가락 하나하나로 줄을 하나하나 튕기며 화음을 맞춰 가는 ‘핑거스타일’ 주법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정씨는 “코드와 반주하는 법을 알려주다가 핑거스타일 곡을 소개해 줬는데 성하 스스로 본인에게 잘 맞는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정군은 아버지 지도 이외에 특별히 기타 교습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정군이 자기 몸 크기의 기타를 들고 현란한 손동작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전 세계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러브콜도 쇄도했다. 그간 정군과 연락을 취하거나 협연한 연주자는 토미 이마누엘, 미셸 오몽, 트레이스 번디, 고타로 오시오 등 모두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이다.

2008년 9월 정군이 비틀스의 명곡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를 연주한 동영상에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가 “정말 아름다운 연주다. 존 레넌이 봤으면 참 좋아했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정군은 지난해 2월 서울에서 열린 첫 독주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연 활동을 시작했다. 4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무지크 메세’, 10월 태국 방콕 어쿠스틱기타 페스티벌 등에 참가했다. 그는 최근 기타리스트 트레이스 번디와 미국 5개 도시 투어를 마쳤다. 이달 19일부터 6일간 핀란드 5개 도시 단독 공연을 펼친다.

정군의 장래 희망은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 그는 “내가 좋아서 치는 기타인데 많은 사람이 호응해 줘서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군이 사용하는 기타는 1000만원을 호가하는데 인터넷 팬카페 회원들과 국내외 음악인들이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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