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워크샵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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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매서운 겨울 날씨도, 미끄러운 눈길도 선수협을 향한 선수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용인시 맨파워센터에서 열린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합동 워크숍' 은 선수협을 지켜내려는 선수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낮 12시쯤 전세버스를 이용해 도착한 LG구단 선수들을 시작으로 SK.두산.한화 선수들이 속속 합류했다.

다섯시간을 달려온 롯데.해태 선수들까지 도착하자 참석 인원은 1백50여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2백15명의 선수협 회원 중 70%에 육박하는 높은 참여율에 선수협 관계자들은 "선수들의 진심이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한 것" 이라며 한껏 고무됐다.

오후 2시쯤 개회식을 위해 대강당에 모인 선수들 사이엔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캐넌 히터' 김재현(LG), '황금독수리' 송지만(한화)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무명의 2군 선수들과 함께 자리를 한 모습은 선수협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한 선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 어느 행사가 이보다 성황을 이룰 수 있겠는가.

선수협의 필요성을 모든 선수들이 동감한다는 증거" 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야구 활동 중지를 검토하겠다" 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술렁거렸다.

송진우 회장은 "야구가 구단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국민을 위한 스포츠로 자리잡은 만큼 극단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으나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영화 배우 명계남씨는 "직장 폐쇄 운운은 야구팬을 우롱하는 것" 이라며 "선수협은 선수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고 역설했다.

'선수협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모임' 을 대표해 참석한 임종석(민주당)국회의원은 "문화관광부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 선수협을 측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 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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