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최명훈7단 생애 첫 타이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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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최명훈7단이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7단은 지난 2일 제주도 썬샤인호텔에서 벌어진 LG정유배 프로기전 결승4국에서 여성최강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에게 불계승하여 종합전적 3승1패로 패권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은 대국료 포함해 4천1백만원. 최7단은 올해 만25세다.

이 '25세' 가 특별히 의미를 갖는 것은 "대성하려면 25세 안에 타이틀을 따야 한다" 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바둑계의 통념 때문이다. 최7단은 이 25세 12월에 극적으로 타이틀을 따내 한결 편안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최명훈의 별명은 '돌하루방' 이다. '돌부처' 이창호9단과 비견되는 별명이다.

그만큼 그의 바둑은 이창호의 느릿함.두터움.끈덕짐.인내력 등을 빼닮았다.

탁월한 전적을 보이며 오래전에 4인방의 벽을 안방 드나들듯 넘나들었지만 동갑내기 이창호에게는 여섯번 도전해 모두 실패했다.

"하늘이 왜 이창호를 내고 최명훈을 냈느냐" 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최명훈은 바둑계의 밥그릇으로는 이창호보다 한참 후배다.

이제부터 정식 싸움이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이세돌3단도 2대0으로 리드하고 있는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이나 2대2가 된 배달왕기전 결승에서 자신의 첫 타이틀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또 목진석5단도 지난 1일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첫판에서 이창호9단을 불계로 꺾어 우승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들이 모두 타이틀을 따낸다면 4인방 일변도의 국내 타이틀 홀더가 루이나이웨이9단까지 모두 8명으로 늘어난다. 새로운 춘추전국시대가 예감되고 있는 것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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