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초당적 ‘수퍼보울 리더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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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교착상태인 건강보험개혁안 돌파를 위해 다시 나섰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와 한나절의 TV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반대파의 눈보라 속에서도 건보 개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건보 개혁 법안 통과에 제동이 걸렸다.

끝장토론 제안은 CBS방송이 수퍼보울 중계 과정에서 오바마와 한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오바마는 인터뷰에서 “25일 양당 지도자를 백악관에 초청해 모든 아이디어를 다 꺼내 놓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당을 초월, 전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수퍼보울을 계기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슈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결국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공화당 대안이 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양보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와 양당 대표 회동은 백악관 앞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린다.

그는 “밀실 타협으론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면서 TV 공개토론을 내놨다. 이달 초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TV 공개토론에서 야당에 협력을 요청하는 모습이 여론의 호평을 받은 게 제의 배경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25일 TV 토론을 계기로 건보 개혁안이 동력을 다시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지도부는 초대를 받은 뒤 건보 개혁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초당적 합의에 이르려면 백악관이 먼저 건강보험 지출 법안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대통령이 건보 개혁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는 이날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까지 포함한 8명의 의원, 9명의 장관급 각료, 상이군인과 가족 20여 명과 함께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을 TV로 시청했다.

공화당 의원으론 유일하게 조셉 카오 하원의원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 건강보험 법안에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베트남 난민 출신이다. 이번 수퍼보울 우승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지역구 의원이기도 하다. 상대팀인 인디애나폴리스의 콜츠팀 지역구 의원인 안드레 카슨 하원의원과 인디애나주 하원의원인 브래드 엘즈워스·바론 힐도 백악관 행사에 초청됐다.

상원에선 민주당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이 유일하게 자리를 함께했다. 나머지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하비어 베세라, 프레더릭 바우처, 바버라 리 하원의원이다.

장관급 각료는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 안 덩컨 교육장관,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최상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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