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세종연구소 소장 백종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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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규를 개정해 소장의 전횡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일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재직 중 임기 4년의 6대 소장으로 취임한 백종천(57)소장은 스스로 자신의 목에 '방울' 을 달겠다고 나섰다. 앞으로 소장 때문에 연구소가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각오다.

1985년 설립된 일해재단이 전신인 세종연구소는 국내 굴지의 외교.안보.통일 관련 연구기관.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두 명의 소장이 거듭 불미스런 일로 조기 퇴진하는 등 내부 진통을 겪었다.

白소장이 취임 일성으로 '클린 행정' 을 외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그는 연구소 사상 첫 내부 발탁 케이스로 소장이 됐다. 이미 5년전 부소장을 지내는 등 나름대로 내부 사정에 밝은 白소장은 "빠른 시일 내에 흐트러진 분위기를 수습해 연구소다운 연구소로 만들겠다" 고 다짐했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의 청사진으로 '전문대학원' 의 설립을 제시했다.

"교육기능이 없어 연구원들이 자꾸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등 평생 직장이란 의식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대학원이 생기면 교육.연구기능이 통합돼 훨씬 좋은 연구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白소장은 연구소가 요구하는 일정한 책임량만 완수하면 연구원들의 외부 활동도 적극 권장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강연 등 연구원들의 외부 활동은 오히려 연구에 자극이 될 수 있다" 며 "연구는 안하고 밖으로만 나돈다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은 바뀌어야 한다" 고 말했다.

육사 22기 출신으로 육사 교수부장(준장)으로 있다가 95년 세종연구소로 옮긴 그는 서울대와 미국 노스 캐롤나이나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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