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할인매장 "불황일수록 일어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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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1년 정도 지난 유명 브랜드 재고의류를 절반 이하의 값에 파는 상설 할인매장(아웃렛)이 인기다. 백화점이나 동대문시장은 의류 매출이 줄고 있지만 아웃렛 매출은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아웃렛 밀집지역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때아닌 호황을 누린다. 구로역 부근.목동.창동.연신내.건국대 부근의 유명 브랜드 아웃렛 매장들이 성업 중이고 경기도 분당 신도시 아래 죽전리 일대에도 아웃렛 매장이 늘고 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소비자들이 백화점 등으로 몰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아웃렛은 장사가 안됐으나 국내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서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위축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지만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아웃렛을 찾기 때문이다. 불황 때문에 백화점 등에서 팔다가 남은 옷들이 아웃렛 매장으로 나오는 물량도 많아졌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요즘 쇼핑객들로 북적댄다.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 주말에는 하루 평균 2만명 이상이 찾는다. 지오다노.마루 등 국내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나이키.인터메조 등 외국 유명 브랜드까지 1백30여개 브랜드의 점포가 모여 있다.

송파구 지역경제과에서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났다.

시중 백화점 의류매장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떨어졌고 동대문시장도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과 대조된다.

분당 아래 죽전리 일대는 새로 떠오르는 의류 아웃렛 거리다. '죽전패션타운' 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1997년 아파트 건축 붐과 함께 일부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점포가 계속 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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