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봉사온정' 경남 거류면 부녀봉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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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남 고성군 거류면의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사는 노인들은 겨울이 외롭거나 춥지만은 않다. 거류면 적십자 부녀봉사회(회장 崔명하.66)회원들의 헌신적인 봉사가 있기 때문이다.

1993년 40~60대 주부 20명으로 결성된 봉사회는 계절과 대상에 따라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1월에는 고성읍내 사회복지시설인 '애육원' 을 방문,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원생에게 푸짐한 선물을 안겨주고 하루 동안 어머니가 돼 준다.

가정의 달 5월에는 23개 마을을 돌며 경로잔치를 벌인다. 마을회관에 노인들을 초청해 음식과 술을 대접한다.

이 덕분에 올해 고성군수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11월에는 면내 모든 노인들을 면사무소 회의실로 초청해 경로잔치를 베푼다. 올해는 지난 4일 1백50명의 노인을 초청해 잔치를 벌였다.

12월에는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김치를 담가 나눠준다. 김치와 함께 쌀 1부대(20㎏)도 돌린다. 연간 봉사활동에 필요한 경비 1천여만원은 전액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회원들은 8년 동안 돌본 소년가장 李모(26)씨가 대학을 졸업해 최근 취직하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간호사 출신 崔원선(53)회원이 운영하는 고성읍 시범 탁로소(託老所)에는 매일 5~6명의 회원이 나와 50여 명의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물리치료를 해준다.

崔 회장은 "소년.소녀가장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며 "앞으로 소외계층을 더 많이 돌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벌일 생각이다" 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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