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프리미엄 전략 주효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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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깐깐한 품질 관리와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중국인들이 높게 평가해준 것 같아요.”

최근 인민일보 계열의 잡지 ‘환구(環球)인물’에서 시상하는 ‘2009년을 대표하는 기업상’과 ‘중국 최고의 브랜드 신뢰상’을 더블로 받은 중국삼성 박근희(사진) 사장. 수상 비결로는 무엇보다 품질관리와 사회공헌을 들었다.

2005년 1월 부임한 그는 모든 사업장과 영업장에 ‘중국 인민에 사랑 받는 기업,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란 구호를 내걸었다. 그리고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뛰었다. 5년 만에 매출은 250억 달러에서 420억 달러로 늘었다.

-여론을 주도하는 네티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온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한 것 같다. 중국 네티즌은 이미 3억9000만 명을 넘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공간을 앞으로 더욱 중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마케팅 전담팀을 만들었다. 알리바바닷컴의 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왕(淘寶網)에 업계 최초로 가전제품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 브랜드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2005년 초 취임하자마자 회사 간판을 삼성중국에서 중국삼성으로 바꿨다. 중국의 정관계 인사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소비자들에겐 친근감을 줄 수 있었다. 삼성이 최신 제품을 선보일 때는 중국에서도 동시에 출시해 중산층 고객을 선진시장 고객과 동일하게 예우했다.”

-사회공헌활동도 해왔는데.

“일회성 현금 기부가 아니라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농촌·교육·복지·환경 등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호응하는 4대 사업을 추진해 왔다. 농촌에 희망 소학교를 올해 100개로 늘린다. ‘삼성애지광(愛之光) 행동’을 통해 6150명의 백내장 환자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했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고 있는데.

“길게 보면 리콜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법에도 없는 전자제품 리콜을 우리가 자진해서 했더니 신뢰도가 올라갔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가 말한 대로 중국에서는 중국 법을 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국에서 가장 벅찬 상대는.

“무서운 기세로 약진 중인 중국 토종기업들이 부담스럽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 FTA(자유무역협정)’가 성사되면 한국 기업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 한·중 FTA를 하루 속히 시작해야 한다. 중국 사회가 너무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중국삼성이 제때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지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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