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 인증 태그·목소리로 영광굴비 ‘짝퉁’ 따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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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영광법성포굴비 특품사업단이 도입한 진품 인중 시스템의 다층구조 입체 태그.

영광군의 굴비 상점들은 지난해 설 때 대목 장사를 제대로 못했다. 한 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일부 상점의 중국산 조기를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 영향은 영광굴비 전체에 미쳤고, 손실이 엄청나게 컸다. 상점마다 손님들의 주문이 끊겼다. 이미 주문을 받아 놓은 설 선물 예약이나 도시 유통업체들의 주문도 잇따라 취소됐다. 한 굴비 상점 주인은 “작년 설 대목 매출이 예년 설 대목에 비해 절반도 안 됐었다”고 말했다.

요즘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임직원과 영광군 공무원들은 굴비 상점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중국산 사용 근절 캠페인을 하고 있다. 지난달 두 차례나 한 데 이어 세번째다.

법성포의 굴비 상점 385곳이 가입한 영어법인인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과 영광군 등이 영광굴비의 신뢰를 회복하고 ‘짝퉁’들을 따돌리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품사업단은 다른 지역 상인들이 유통시키는 ‘짝퉁’ 영광굴비를 따돌리기 위해 전문 회사에 맡겨 진품 인증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다층구조 입체 태그(Tag·사진)는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하다. 회원 상점들이 일부 상품에 굴비 두름이나 포장재에 태그를 붙여 출하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대형 판매장의 리더(Reader)나 휴대전화, 쇼핑몰 및 인터넷 홈페이지로 태그를 읽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품사업단은 또 상자 뚜껑을 열면 강행원 특품사업단장의 인사말과 진품 입증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특수 포장재도 개발했다. 이 포장재의 음성 메시지는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원하는 내용대로 직접 녹음할 수도 있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의 허광석(64) 전무이사는 “인증 태그와 특수 포장재가 고가의 굴비를 선물할 때나 받은 선물이 진짜 영광굴비인지 확신할 수 없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품사업단은 회원 상점들의 굴비 수송 및 판매 차량들에 대해 문양과 색깔을 똑같게 디자인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짜 영광굴비 판매 상인들이 도시의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장사할 때 악용하는, ‘영광굴비’라는 글씨가 크게 쓰인 차량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명품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인다=영광군은 굴비산업특구 지정을 받아 2011년 말까지 국비 60억여 원과 도비 9000만원, 군비 54억여원, 민자 53억5800만원 등 168억5700만원을 투자한다. 선별대·작업대를 스테인레스로 바꿔 생산 공정을 현대화한다. 국제인증 획득과 기능성 굴비 및 2차 가공식품 개발도 지원한다. 심영호 영광군 해양수산과장은 “굴비 규격 표준과 위생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굴비 홍보 전시관 조성과 영광굴비 축제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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