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야마다 기미오-루이나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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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공격'의 루이 vs '수습'의 야마다

제1보 (1~23)=루이나이웨이의 바둑 인생은 2000년인 올해 한국에서 꽃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수' 에 오르고 이창호.조훈현을 깨뜨리며 제2, 제3의 타이틀을 노리게 됐다.

세계무대에서도 LG배에 이어 삼성화재배마저 8강까지 올랐으니 이만하면 승승장구라는 표현이 오히려 부족할 지경인 것이다.

대구에서 만난 芮9단은 환한 모습이었다. 열흘 전인가. 박카스배 천원전 준결승에서 신예 유재형4단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한 것이 걸리긴 했지만 벌써 깨끗이 잊은 듯 밝은 얼굴로 늘어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상대는 일본의 신진 강자 야마다 기미오8단. 芮9단이 공격에 능하다면 야마다8단은 수습이 장기다.

지난해에도 탁월한 수습능력으로 유창혁9단 등을 연파하고 이 대회 4강까지 진출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芮9단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10월 5일, 대구 경북대의 특설 대국장. 돌을 가려 흑을 쥔 芮9단은 5, 7에 이어 9로 육박하는 득의의 포진을 펼쳤고 야마다8단 역시 느긋하게 따라가고 있다. 18은 A도 좋은 곳인데 야마다는 아마도 공격을 기다리는 눈치다.

19에 씌우고 21에 늘어 공격개시. 20과 22에서 야마다8단은 도합 33분을 장고한다. 20은 A일까, 22는 B로 나올까 생각한 것이다.

"22는 대단한 인내다. 검토실에선 무조건 밀고 나오는 한 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홍태선8단)

'참고도' 백1이면 흑은 2로 나가 4로 끊는다. 야마다는 이후의 싸움이 아무래도 버겁다고 느꼈지만 洪8단 등은 싸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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