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대리통치 한계" 들끓는 자민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의 당 장악력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지난 17일 발생한 당내 강경파들의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 본회의 입장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JP의 '대리통치' 가 한계에 부닥쳤음을 보여준 사태" 라고 잘라 말했다.

◇ 강경파의 지도체제 개편 요구=강경파의 리더격인 강창희(姜昌熙)부총재는 19일 "JP가 평소 순리에 따르겠다면서도 표결 참여를 희망한 의원들의 뜻을 누르려 한 것이 문제였다" 고 말했다.

그는 "이제 JP가 직접 당 전면에 나서든지, 아니면 전당대회에서 새 총재를 선출해야 할 때" 라며 지도부 개편을 요구했다.

강경파들은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 는 데 입을 모은다. 이들은 18일 새벽 포장마차에 모여 "김종호(金宗鎬)대행체제로는 당 운영이 안된다" 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표결장에 들어간 6명은 모두 40~50대 지역구 의원들로 "JP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들끓고 있는 지역 민심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李在善의원)는 것이다.

한 의원은 "JP가 계속 당사 밖을 돌며 당의 재기 노력을 외면할 경우 이번과 유사한 사태가 반복되고 JP도 몰락할 수밖에 없다" 고 경고했다.

◇ 광주에 골프하러 간 JP=JP는 18일 광주(光州)에 내려가 민주당 이정일(李正一)의원.김인곤(金仁坤)전 의원 등과 함께 1박2일로 李의원 소유의 '클럽900골프장' 에서 골프를 했다.

JP 측근들은 "강경파 의원들도 전부 JP에 대한 충정엔 변함이 없다" (金대행),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 (趙富英부총재)이라며 이번 사태를 일과성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JP가 너무 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은 JP와 만나 "가결이든 부결이든 모두 자민련이 덤터기 쓸 수밖에 없으니 (JP가)직접 나서서 정치적 해결방법을 찾으라" 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