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산상봉] 남쪽 아내 허락받아 북 아내 만나는 김철광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북의 아내와 자식들을 만나면 뭐라고 해야 할지…. "

13일 2차 이산가족 방북단에 선정된 김철광(金鐵光.88.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50여년 만에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함경남도 운흥면 중평리가 고향인 金씨가 가족들과 헤어진 것은 1951년 1.4후퇴 때. 아버지가 "국경 근처라 위험하니 잠시 피신해 있어라" 며 월남을 권했다. 이에 金씨는 아내 백순덕씨와 3, 6세던 아들(성회)과 딸(분회)을 남겨두고 고향을 떠났다.

金씨는 "당시 눈물만 그렁그렁하던 아내와 어리기만 했던 아이들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겠다" 며 눈시울을 적셨다.

월남 후 부산에서 옷장사를 하던 金씨는 55년 역시 함경남도가 고향인 김경순(金景順.70)씨와 결혼,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다.

북한에 어머니와 남동생을 두고 1.4후퇴 때 월남했던 부인 金씨는 "남편이라도 가족 상봉의 기쁨을 누리게 돼 기쁘다" 고 말했다.

지난 8월 1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한 시인 오영재씨가 썼던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란 시를 매일 읊조리는 金씨는 "아버지는 아마 돌아가셨을 것" 이라며 "고향에 가 성묘라도 했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박현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