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없는 경제 정책 실패하는 이유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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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승과 제자 사이인 에드워드 프레스컷과 핀 쉬들란은 케인스 학파의 정태적 거시경제 모델에 일대 수정을 가하게 한 동태적 거시경제학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이들은 정태적 거시경제학파가 소득과 소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소득과 소비의 관계만을 중시했다"고 비판하며 "가계는 미래의 소득 흐름을 예상하면서 소비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카네기멜론대에서 공동 발표한 '경제정책의 시간적 일관성'과 '경기 변동 뒤에 오는 동력' 등에 대한 논문을 통해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갖는다면 장기적으로 경제는 최적의 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을 증명해 합리적 기대하의 실물경기 변동 이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장세진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프레스컷은 1995년 '합리적 기대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루카스의 친구로, 경제학계에서는 다방면에 걸친 천재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계와 기업 등이 정부 정책의 효과를 예상하면서 반응하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적자재정 정책이나 금리인하 정책은 효과가 거의 없거나 극히 미미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댐을 건설한다고 발표할 경우 수몰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수몰지역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이곳에 집을 짓는 경향이 있다. 바로 정부가 댐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지만 보상금을 기대하고 집을 짓는다는 것이다. 이때 정부의 정책이 불법적으로 지은 집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일관적으로 움직인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의 박우규 소장은 "이 논문은 우리나라 노사 분규 같은 부문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정부가 일관적으로 노동자의 불법 파업을 엄단한다면 불법 파업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정.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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