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재검표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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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제43대 미국 대선이 끝난 뒤 1주일 가까이 승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선관위가 12일 새벽(현지시간) 수작업을 통해 4개 선거구 검표작업을 한 결과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표 차이가 더 줄어들었다.

팜비치 선관위원 3명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팜비치 선거구에서 전체 투표지의 1%(약 4천3백표)를 무작위 추출해 손으로 확인작업을 한 결과 고어 후보가 33표를 더 얻었고, 부시 후보는 14표를 추가했다" 면서 "기계식 재검표 작업의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모든 투표함에 대해 손으로 재확인작업을 하겠다" 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후보측이 11일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 고 요청한 상태여서 전면적인 수작업 재검표 실시 여부는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법원은 13일 이에 대한 심리에 착수한다. 팜비치 선거구는 투표 용지의 도안 잘못과 엄청난 무효표 등으로 계속 논란이 돼온 곳이다.

한편 미국 일부 주에서 재검표 작업이 벌어져 당초 고어가 5백표를 이겼던 뉴멕시코주(선거인단 5명)는 부시가 17표를 이긴 것으로 승패가 달라졌으나 수백표의 부재자표가 남아 있다.

또 고어가 6천표차로 승리한 오리건주(선거인단 7명)도 부재자 표가 수만표여서 승부가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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