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우리 대학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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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유치를 위해 호남지역 대학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전남대.조선대.전북대가 법학 전임교수 확충에 나서는가 하면 법대 단일건물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로스쿨=현재는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사법시험 제도는 2012년까지만 실시되고 2013년에 폐지된다.

사법개혁위원회는 현재 대학 1학년생이 졸업할 때인 2008년 학년도부터 로스쿨을 시행, 이를 졸업한 사람에게만 변호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주기로 했다. 판.검사는 변호사 중 심사를 통해 임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로스쿨은 전공에 관계없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면 입학할 수 있다. 6학기(3년)동안 법학이론 및 실무를 배운 뒤 졸업하면 변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강정채 총장 등 보직교수와 총동창회 임원, 동문 등 9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법대 교수 5명으로 실무위원회를 만들었다.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교과과정을 검토하고 교수진 구성.강의 내용 등을 연구, 내실있는 준비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8명인 법학과 전임 교수를 50명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올해 우선 3명을 충원키로 했다.

법과대 창학 5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 동창회 중심으로 학교 방문의 날 행사를 대규모로 열어 역사와 전통을 과시하기로 했다.

또 그간 운영해 온 법과대 독립건물과 모의 법정, 도서관 등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수대 등 전남지역 국립대학과 연합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정종휴 법대학장은 "호남지역에서 법조인 배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 온 점과 교수 논문실적.역사 등을 감안할 경우 지역 안배가 이뤄지면 로스쿨이 전남대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법과대 단독건물을 준공했다. 로스쿨 학생 전용 기숙사와 법학 전문도서관, 고시촌 등을 신축하기로 했다.

교수 수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동문 가운데 경력 10년 이상 변호사와 경력 5년 이상 미국 변호사를 조사하고 있다.

동문들을 중심으로 후원금 모금운동을 벌여 황금추 동광건설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기탁받기도 했다.

특히 국제통상 전문 로스쿨로 특성화하고 학생들에게 장학 등 복지혜택을 대폭 주는 방안을 짜고 있다.

박용현 법과대학장은 "로스쿨은 지역 분권과 사법 인재의 균형적인 육성 차원에서 호남지역에 1개 이상 설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5명인 법대 교수진을 2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실무 경험이 많은 전.현직 법조인들을 우선 채용할 계획이다.

또 사법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강의동으로 사용 중인 1층의 법대 3호관을 5층으로 증축할 예정이다.

이미 독립된 법학 도서관.모의법정.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다. 법학 도서관은 1997년 국립대학 가운데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로 건립했고, 2002년에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등 다른 대학에 앞서 로스쿨을 준비해 왔다.

연초에 교수 8명으로 로스쿨 준비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앞으로 전북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변호사회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전방위적 노력을 하기로 했다.

홍춘의 법대학장은 "로스쿨은 전북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적인 안배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1200여명의 정원이 대폭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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