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총학생회장 입후보 적어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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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의 후보등록을 오는 10일 마감하는 전주대. 시한이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단 한 팀도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해 세 팀이 나와 뜨거운 선거전을 치렀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 때문에 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입후보자가 없을 경우 학생자치 실종이 우려된다" "학생 자치기구를 통해 우리 권리를 찾자" 등 선거참여를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학가에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의 회장단 선거가 한창이나 입후보자가 매우 적어 분위기가 썰렁하다.

전남.북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3~5개팀이 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입후자들이 1~2개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단과대 학생회는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1일 총학생회장 후보자 등록을 마친 전북대는 1998년 4개팀, 99년 3개팀이 경합을 벌였지만 올해는 2개팀만 나왔다.

지난달 31일 등록을 마감한 전남대는 2개팀만 출마했다. 97년에는 4개팀, 98년과 99년에는 3개팀씩 입후보했었다.

특히 올해 총여학생회장 선거엔 단 한 팀이 후보등록을 한 정도다.

오는 16일 투표를 실시하는 조선대도 총학생회는 2개팀, 총여학생회는 1개팀만 등록을 마쳤다.

단과대 학생회는 훨씬 더 맥빠진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전북대의 경우 전체 13개 단과대 중 5곳에서 단 한 팀이 후보로 나섰다. 법대.사회대.생활대.수의대.예술대.의대.치대 등 7곳은 아예 후보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남대도 대부분의 단과대가 한 팀이 단독으로 입후보, 경선없이 새 학생회장단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각 대학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등록 마감일을 연장하거나 학생회 간부에 대한 해외연수.장학금 제시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끝내 후보자가 없거나 단독 등록이라서 선거가 무효화돼 내년 초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북대 관계자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 일찍 취업준비에 뛰어드는 학교 분위기 등으로 인해 이같은 학생회활동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장대석.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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