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부도 난 회사한테는 돈 못받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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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업이 부도가 났다고 해서 돈 받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들은 그 기업의 제품이나 공장.재산 등을 팔아서 마련한 돈을 나눠 갖는 빚잔치를 통해 일부나마 돌려받을 수 있거든요.

또 부도난 기업을 일단 살린 뒤 이 회사가 나중에 돈을 벌면 천천히 돌려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도난 기업이 갚아야 할 빚을 연기해 주거나 금융기관들이 새로 자금을 빌려줘 회사가 다시 돌아가게 하는 방식이지요. 그러나 이 방법은 잘못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가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아무리 돈을 집어넣어도 회생이 안될 수가 있고 이 때는 은행들이 더 많은 돈을 떼이게 되거든요.

최근 정부가 퇴출기업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는 은행들이 가망이 없는 기업에 계속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망할 기업은 망해 주어야 거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생산성이 높은 괜찮은 기업과 산업으로 옮겨가 나라 경제 전체적으로 살을 찌울 수 있는 것이지요.

부도가 얼마나 많이 나느냐에 관한 통계로 어음부도율이란 게 있습니다.

전체 거래되는 어음 가운데 부도난 어음의 비율을 말하는데 시중 자금사정 및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지요. 통상 경기가 좋을 때는 시중 자금사정도 여유가 있어 부도가 줄어들고, 불경기 때는 부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거든요. 우리나라의 부도율은 90년대 중반 이후 한보.삼미.기아 등 큰 재벌 그룹들이 쓰러지면서 높아진 뒤 외환위기 때 급등했다가 최근 다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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