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출렁이고 … ELD ‘눈에 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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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식은 무섭고, 예금금리는 성에 안 찬다.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목돈을 가진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진다. 이런 수요를 겨냥해 은행들이 지수연동예금(ELD)을 내놓고 있다. 예금의 안정성과 주식의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상품이다. 지난해엔 이런 전략이 잘 들어맞았다.

ELD는 말 그대로 지수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예금 상품이다. 언뜻 보면 증권사의 ELS(주가연계증권)와 비슷하지만 ‘유가증권’인 ELS와 달리 ELD는 ‘예금’이다. 따라서 원금이 보장된다. 5000만원 한도에서 예금자보호가 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ELD가 주목을 끈 건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부터다. 보통 ELD는 만기가 1년인데, 고꾸라졌던 증시가 다시 살아나면서 ELD도 쏠쏠한 수익률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만기를 맞은 ELD의 수익률은 7~15%에 달한다. 지난해 초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였던 걸 감안하면 괜찮은 성과다.

ELD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최근엔 상품 구조가 다양한 ELD도 등장했다. 신한은행은 코스피200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률을 내는 ‘고수익 하락형’ ELD를 판매 중이다. 만기까지 코스피200 지수가 30% 이내로 떨어지면 지수하락률의 89%가 수익으로 지급된다. 만기 평가일에 지수가 기준보다 30% 하락하면 최고 연 26.7%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단, 30% 하한선을 넘어가면 수익률은 연 5.5%로 줄어든다. 만기 때 코스피지수가 기준지수보다 오르면 원금만 챙길 수 있다.

하나은행은 만기가 1년6개월인 ELD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동안 ELD는 으레 만기 1년짜리였지만, ELD에 관심 있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만기도 다양하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만기가 길면 그만큼 제시하는 기대수익률도 높아진다.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만기 1년짜리 ‘적극형 52호’는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보다 20% 미만으로 오르면 최고 연 11.76%의 수익률을 준다.

다양한 ELD 중 어느 유형을 고를지는 지수 전망에 달려 있다. 은행 측에 따르면 최근엔 만기 때 지수가 기준보다 어느 선(0~3%) 이상 오르면 확정된 수익을 주는 단순한 구조의 상품이 많이 팔린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문성원 과장은 “최근 주가지수 움직임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주가가 많이 튀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안정형 ELD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ELD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방동옥 과장은 “일반적인 고객이라면 분산투자를 위해 정기예금과 ELD에 7대 3의 비중으로 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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