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퇴출… 5만명 일자리 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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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11.3 퇴출' 에 따른 충격은 어느 정도 예상되긴 했지만 결코 만만히 보아 넘길 정도는 아니다.

여기에다 이번에 퇴출에 가까운 유보 판정을 받은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마저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크게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실업자 최소 5만명 늘 듯〓무더기 퇴출은 우선 실업자 증가로 이어진다.

이번에 정리되는 52개사의 총 근로자수는 9만3백92명인데 이중 대략 3분의 1 정도가 직장을 잃을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합병하는 경우도 있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기존 근로자가 모두 실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청.협력업체의 부도나 영업축소까지 감안할 경우 실업자수는 모두 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국의 실업자수는 80만4천여명인데,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마저 부도가 날 경우 실업자수는 다시 1백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규모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번에 정리대상으로 선정된 52개사 가운데 대우차 등 8개사의 2만2천7백명이 1천1백21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5만여가구 아파트 계약자들도 타격〓퇴출기업 중 건설회사가 많아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퇴출로 피해가 예상되는 아파트는 전국에서 5만6백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변경이 가능한 재건축 대상 1만8천4백25가구를 제외한 3만2천1백79가구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확보한 상태여서 계속 시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나 입주는 6개월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건설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건설업계의 연쇄 도산도 우려된다.

◇ 은행들 대손충당금 더 쌓아야〓금융권에 미치는 파장 또한 적지 않다.

이번에 정리되는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총여신은 11조4천5백32억원. 이 중 청산기업에 대한 여신은 거의 떼이는 것으로 보면 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기업의 담보대출은 20%, 신용대출은 50~1백%의 대출손실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1천억~2천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투신권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들이 보유중인 29개 청산.법정관리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액면 기준 1조8천4백89억원이나 무보증채 비율이 낮아 투신사 및 고객 피해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근 기자

▶11.3 퇴출 기사 모음

(http://www.joins.com/cgi-bin/sl.cgi?seriescode=594&kind=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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