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바람이 불어야 요트를 타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 10일 요트 레이저급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전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충주=강정현 기자

요트 경기가 체전 사상 처음으로 호수(충주호)에서 치러지면서 선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

경기 둘째날인 10일. 오전 11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출발신호가 떨어지지 않았다. 바람이 초속 3m는 돼야 경기를 할 수 있는데 초속 1~2m 정도로 살랑거렸기 때문. 바람 불기를 기다려도 소용없자 조직위는 한 시간 뒤 경기를 시작했다. 전날에도 같은 이유로 두 시간이 늦어졌었다.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중 젤 어려워예."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던 경남대표 옥덕필(거제시청)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스트랄급 국내 1인자인 그지만 전날 1차 레이스에서 5위에 그쳤다. 전진하는 데 애를 먹은 데다 충주호를 둘러싼 월악산에서 부는 골바람의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바다나 강에 접하지 않은 지역은 충북과 대구. 1992년 대구체전 땐 요트 경기만 부산에서 따로 했다. 하지만 충북은 전 종목을 지역에서 치르기로 하고 요트 경기장을 충주호로 결정했다. 요트협회도 내륙에 요트 붐을 조성하는 뜻에서 받아들였다.

문제는 바다와 달리 바람이 거의 없다는 것. 바람을 기다리느라 경기가 늦어지면서 하루 두차례 예정된 레이스가 한번만 열리기도 한다. 최대 9차례 레이스를 거쳐 종합 순위를 매기지만 경기 최소 성립요건인 세번만 치러도 다행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강풍에 약한 대신 미풍을 잘 읽는 선수들은 쾌조다. 10일 3차 레이스까지 미스트랄급 일반부 1위를 달린 전남대표 김준식(순천대) 같은 경우다.

충주=강혜란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