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로 거품 빼니 교복 값 절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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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거품투성이 교복값을 현실화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섰다.

서울 YMCA.전국교직원노조 등이 주축이 되어 진행 중인 교복 공동구매가 바로 그것.

교복 공동구매란 학부모회.학교운영위원회.소비자단체 등이 업자들간의 공개입찰을 주도하고 여기서 낙찰자를 선정, 교복을 단체로 구입하는 방법이다.

서울 YMCA의 최은숙 간사는 최근 교복시장에 대해 "경쟁력 있는 3~4개 대기업들이 담합에 의해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교복이 고가화.브랜드화하고 있다" 며 "공동구매를 통해 교복가격을 현실화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고 말했다.

또 디자인과 질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입는 학생들간의 위화감이 없어지는 장점도 있다.

학기 초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교복 동복 한벌 가격은 15만원에서 23만원선. 대부분의 학생들이 바지와 블라우스.셔츠 등을 여벌로 구입해야 하므로 결국 학생 1인당 교복 구입 값은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1998년 처음 교복 공동구매를 실시한 대구 도원중학교에서는 당시 판매가 18만6천원이던 동복을 9만9천9백80원에 구입했으며, 경기도 시흥 군자중학교에선 올해 하복과 2001년 신입생 동복 공개 입찰을 실시해 하복을 3만5천원에, 동복을 9만1천원에 공동구매했다.

서울 YMCA 시민중계실에 따르면 올해 약 30여개 학교가 하복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의 절반에 교복을 구입했으며, 2001년 동복의 공동구매에 나서고 있는 학교들은 서울에서만 약 10여곳에 이른다.

지난달 26일 열린 '2001 신입생 동복 공동구매 어떻게 준비하나' 공개설명회에는 서울.수원.분당 지역 등 22개 학교의 학부모회에서 참가해 공동구매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줬다.

하지만 교복 구매의 당사자인 신입생 부모들이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담당할 주체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 또 업자들의 조직적인 방해로 학부모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일도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최간사는 이에 대해 "학교장이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교복 공동구입 방법을 알려주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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