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워치] 이총재 부인 중국서 '조용한 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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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사진)여사가 중국에 가 있다.

중국 공산당의 초청을 받고서다. 8박9일 일정(24일 출국, 다음달 1일 귀국)으로 하순봉(河舜鳳).강재섭(姜在涉)부총재, 서청원(徐淸源)의원,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 이세기(李世基) 전 의원의 부인들이 함께 갔다.

韓여사의 방중은 중국 공산당 여성조직인 여성연맹 초청으로 이뤄졌다. 朱실장은 29일 "당초 李총재가 중국방문을 검토했으나 정국상황 변화에 따라 어렵게 되자 중국 공산당측이 지난달 우다웨이(武大偉) 주한대사를 통해 韓여사의 방문을 정중히 요청해왔다" 고 말했다.

당관계자는 "韓여사를 초청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게 베이징(北京) 외교소식통의 평가" 라고 말했다.

중국측은 韓여사가 ▶중국의 유력 여성 정치인등 여성계 인사를 면담하고▶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 등 IT산업단지를 시찰하도록 일정을 짰다고 한다.

한나라당 총재실에선 이 내용을 대외비로 부쳐놓고 있다. 총재실 관계자는 "불필요한 관측 때문" 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초청이 차기대선과 연결될까 신경쓰여서다. 韓여사는 그동안 조용히 역할공간을 마련해왔다. 李총재가 돌보기 어려운 곳을 챙겨왔으며 최근엔 전국 사찰을 주로 다녔다.

지난 20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의 행사에 李총재를 대신해 참석했다.

이 행사엔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부부, 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의 부인 김은숙(金銀淑)여사도 있었다.

17일엔 3천년에 한번 핀다는 우담바라가 개화(開花)한 청계사(의왕시)를 찾기도 했다. 불교계의 관리가 요즘 韓여사의 몫인 셈이다. 총재실 주변에선 "韓여사의 깔끔하면서 이지적인 이미지가 지난 대선 때 호감을 얻었으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李총재를 둘러싼 포용력 논쟁을 韓여사가 보완, 잠재우고 있다" 고 말했다.

韓여사는 자신의 움직임이 외부에 비춰지길 바라지 않고 있다. 총재실 관계자는 "국민들이 정치지도자 부인들에게 바라는 모습은 '너무 나서지 않으면서도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 " 이라며 "내조(內助)의 수위 조절은 쉽지 않다" 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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