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슈] 한국, 아시아 3위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한국 우슈 대표팀이 '무림 최고수' 들과의 일전을 위해 27일 오후 베트남으로 떠난다.

우슈는 '무술(武術)' 의 중국식 발음으로 중국의 전통 무술들을 경기 종목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대표팀은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하노이에서 열리는 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대회에는 동작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투로' (장권.남권.태극권)와 격투기로 승부를 가리는 '산슈' 에 모두 3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금2.은3.동2개를 목표로 종합 3위를 노리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네차례 우승한 박찬대가 장권 등 세 종목에 출전, 금메달에 도전하고 대표팀 최고참 김용제가 출전하는 남권.산슈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한다.

그러나 정용만 감독의 마음은 그동안의 푸대접에 대한 섭섭함으로 가득하다.

아무리 비인기 종목이라고는 하지만 명색이 국가대표팀인데 태릉선수촌 입촌이 번번이 거부돼 올해도 어김없이 '여관방 합숙' 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엔 올림픽 출전 종목만 입촌을 허용하는 선수촌 방침에 따라 퇴짜맞았고, 10월엔 전국체전이 겹치면서 역시 입촌을 거부당했다.

결국 합숙 첫 한달간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우슈협회 임원 소속 회사의 별장을 빌려썼고, 지난달 중순부터는 여관을 합숙소로 삼고 출퇴근하며 훈련해 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02년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다음달부터는 선수촌 입촌을 허용한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점이다.

우슈는 아시안게임에서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 무시못할 종목이다.

1994년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정감독은 "두세달간 합숙훈련으로 중국.홍콩 등에 이어 3~4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만도 기적 같은 일" 이라며 "체육회 등의 보다 큰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