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국감] 의원들 건교위서 삿대질·욕설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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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순항하던 국정감사가 24일 건교위에서 벌어진 여야의원들의 욕설로 오점을 기록했다.

▶건설교통위=토지공사 감사에서 민주당 송영진(宋榮珍.53.당진)의원과 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62.울주)의원이 서로 삿대질과 욕설을 주고받아 한때 국감이 중단됐다.

발단은 김용채(金鎔采)공사사장의 업무보고 도중 權의원이 "보고가 잘못됐다" 고 지적하자 宋의원이 "질문은 본질의 때 하라" 고 제지하면서. 權의원은 "귀하가 공사 직원이냐" 고 쏘아붙였고 宋의원이 "당신 분명히 말하겠는데 개인적으로 (손)봐주겠어" "뭘봐, 이 ××야" 라고 욕설을 했다.

權의원도 흥분을 참지 못하고 "건방진 ××. 너는 경우도 없고 아버지도 없냐" 고 맞대응했다. 이후 두 의원은 10분간 "개××" "후레자식" "싸가지 없는 ××" 등 막가파식 욕설을 쉴새없이 내뱉었고 김영일(金榮馹)위원장은 급기야 정회를 선포했다.

1시간 후 속개된 회의에서 宋의원은 "질의순서가 맨 마지막인 24번째라서 도중에 TV카메라가 철수할지도 모르는 데도 權의원이 자꾸 업무보고를 갖고 물고늘어져 좀 열을 냈다" 고 했다.

權의원은 "일생일대 큰 욕을 먹어봤다" 며 "감정을 가눌 길이 없지만 국감을 계속하겠다" 고 했다.

도로공사 직원들은 "헌법기관이 맞느냐" 며 "자녀들이 볼까 겁난다" 고 혀를 찼다.

▶국방위=계룡대 해군본부 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나란히 참석, 눈길을 끌었다.

오전 10시5분쯤 李총재가 감사위원 대기실에 도착하자 李최고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서 오십시오. 시간내셨네요" 라고 손을 내밀었고, 李총재는 "네" 라며 악수했다.

李최고위원은 李총재의 참석을 들어 "해군 국감이 아주 빛나겠네" 라며 "여기가 제 지역구입니다. 총재님" 이라고 말을 건넸으나 李총재는 "그렇지요" 라고만 응대하고 입을 닫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한국통신 감사에서 이계철(李啓徹)사장은 민주당 곽치영(郭治榮)의원을 상대로 한 일부 한통 직원들의 통신폭력에 대해 사과했다.

이상일.박승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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