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교등급제] 대학들 어떻게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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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교육인적자원부가 '고교 등급제'를 일부 썼다고 밝힌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등 3개 대학은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의 실질반영률이 낮았다. 반면 자체적으로 각 고교의 '수준'을 매긴 뒤 이를 서류평가 등에 적용했다. 다음은 교육부의 발표 내용.

◆연세대=연세대는 전체 전형 요소의 15%를 차지하는 기초서류평가에 고교별 자료를 썼다. 최근 3년간의 고교별 지원자.합격자 수와 각 고교의 내신성적 편차를 정리한 참고자료를 기초서류평가를 담당한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서울지역 특목고가 유난히 높은 점수를 받는 등 고교의 소재지와 유형에 따라 기초서류평가 점수가 일정한 분포를 보였다. 참고자료가 실제 활용됐다는 증거다.

서울 특목고의 경우 115명의 지원자 가운데 114명(99%)이 80~100점, 1명이 60~80점을 받았다. 반면 지방 출신 지원자 2232명 중 80~100점을 받은 사람은 24명(1.1%)뿐이었다. 하지만 같은 학교 출신이라도 점수 격차가 커 무조건 같은 점수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합격자 383명은 강남권 35.3%, 특목고 8.9%, 비강남 35.5%, 지방 20.4%였다.

◆이화여대=이화여대는 자기소개서 평가(전형 비중 10%)에 최근 3년간 고교별 합격 현황과 입학자 성적 등을 정리한 참고자료를 반영했다. 서울 특목고의 경우 32명 지원자 모두가 80점 이상을 받고, 강남도 지원자(503명)의 72%가 70~80점을 받았다. 반면 서울 비강남 지역 중 70~80점을 받은 이는 전체(1165명) 중 3.2%인 37명에 불과할 만큼 고교에 따른 점수 차가 뚜렷했다. 특히 같은 고교 출신은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1.25~1.5점(100점 만점, 최하 50점)에 불과했다. 개인차보다 출신 고교가 중요했다는 뜻이다. 이화여대의 최종 합격자 355명 중 강남권 36.1%, 특목고생 20.3%로 전체의 60%에 가까웠고 비강남은 17.5%, 지방은 26.2%였다.

◆고려대=석차백분위(비중 12.5%), 서류전형(5%)에 고교별 참고자료를 썼다. 지원자 출신 고교의 최근 3년간 진학자 수, 수능 성적, 재적 학생 수 등을 고려해 '보정점수(0~1점)'가 매겨졌다. 다만 보정점수가 워낙 낮아 전형 결과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보정점수를 반영한 석차백분위와 서류평가 점수의 분포가 강남.비강남.지방 모두 엇비슷했다. 합격자 422명의 분포도 강남권 18.2%, 비강남 33.2%, 지방 34.1%였다. 다만 특목고 출신은 14.5%로 높은 편이었다.

◆기타 대학=성균관대는 일반전형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13명을 선발한 리더십 특기자전형(학생회장 경력자 등 대상)에서 출신 고교별 입학실적을 평가요소 중 하나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영률이 매우 낮아 합격자 분포도 지역별 차이가 없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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