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 장애인 실업자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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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학 중 사고로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이모(31)씨는 올 봄 회사 사정으로 실업자가 된 이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직업훈련기관에서 2년 동안 컴퓨터 직업훈련을 받은 그는 직장 경력도 있어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지만 찾아간 업체마다 고배를 마셨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에다 올 1월 장애인 고용 장려금이 15% 축소된 뒤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더욱 꺼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의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 질의 자료에 따르면 이씨처럼 직장을 잡지 못하는 장애인 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장애인 구인등록 건수(일자리)는 2000년 6077개였으나 올 6월엔 3937개로 35.2% 줄었다. 반면 실직 장애인의 구직등록은 같은 기간 1만2709개에서 1만5802개로 24.3% 늘었다. 일자리를 찾는 장애인은 증가하는 데 비해 일자리는 크게 줄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고용 전산망을 통한 취업 알선 역시 이 기간 28.6% 줄었다. 이에 따라 취업자 수는 2000년 4058명에서 올 6월 2338명으로 42.4%나 격감했다. 특히 장애인 고용전산망을 통한 취업률은 2002년 33.5%에서 지난해 20.4%, 올 6월엔 14.8%로 추락하고 있다.

이는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20% 안팎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고용안정센터의 일반 실직자 취업률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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