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세탁 방지 국제기준 만들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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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미국 시티그룹과 스위스 UBS은행 등 10여개 대형 은행들이 돈세탁을 막기 위한 국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기존 규정으로는 연간 5천9백억달러로 추정되는 검은 돈의 세탁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고액 예금의 취급과 관련한 규정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 라인의 세부 사항은 수일내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은 그동안 돈세탁과 관련해 쏟아진 국제적 비난을 의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제투명성기구(TI)의 자문을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해외 고액 예금 가운데 30% 가량을 관리하는 스위스 은행들은 검은 돈의 천국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크레디 스위스와 이 은행의 자회사 2곳이 나이지리아의 독재자 사니 아바차의 돈을 예치했다는 이유로 스위스 감독당국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외국의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60만달러 이상의 예금을 받으면 해당 은행이 그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이 스위스 의회에 상정됐으나 부결된 바 있다.

시티은행도 지난해 전 멕시코 대통령의 동생 라울 살리나스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으며 이후 명예회복의 기회를 모색해왔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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