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총리 "한국·일본 해저터널 뚫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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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어 ASEM 철도로 이름 붙이자. "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가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오찬 석상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한.일간 최단구간인 한국의 남해안에서 쓰시마를 경유, 일본의 규슈(九州)를 잇는 터널을 만들자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제안이 실현된다면 총길이 1백80㎞의 이 터널은 세계 최장의 해저터널이 된다.

도버해협을 잇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터널 길이는 50㎞다. 또 일본에는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를 잇는 53.9㎞의 세이칸(靑函)터널이 있다.

모리 총리는 "해저터널은 기술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돈" 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측 전문가들은 7백70억달러(약 85조원) 가량의 건설비가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마어마한 건설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은 한반도를 거쳐 유럽대륙과 육로로 연결하고 싶다는 일본의 오랜 꿈 때문이다.

때마침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로 인해 경의선 복구공사가 시작되면서 일본에선 이같은 구상이 단지 '꿈' 이 아닌 '현실' 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한 철도 전문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며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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