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박물관 DMZ 평화의 텃밭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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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비무장지대(DMZ)는 동서 진영의 온갖 전쟁도구와 방법, 그리고 전쟁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전시하고 있는 전쟁박물관입니다. 이 냉전 유적지를 21세기의 평화.생명의 텃밭으로 바꿉시다."

21일 오후 3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의 옛 북한 노동당사 앞 계단. 국내외 비정부기구(NGO)활동가 1백여명이 '평화지대 선언문' 을 발표했다.

'ASEM 2000 민간포럼' 의 마지막 일정으로 DMZfmf 방문한 이들dl 철의 삼각지 전적기념관, 경원선 최북단인 월정리역, 제2땅굴 등을 둘러보고 느낀 소감을 공동결의문 형태로 밝힌 것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평화정착의 방법으로 ▶DMZ에 평화생명공원 건설▶남북 군축협상의 투명성과 민간단체 참여 보장▶한국의 대인지뢰 금지협약 가입▶DMZ의 자연.역사.문화 연구조사단 발족 등을 제시했다.

네덜란드 반전단체 '전쟁위협 반대 캠페인' 의 마틴 보에크는 "DMZ의 아름다운 산야에서 수많은 이들이 전쟁으로 살상되고 지금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남북 정상이 만난 이후 남북이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떨쳐내고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남북관계 개선 뿐만 아니라 아시아 평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남북의 이런 평화무드가 진정한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핵전쟁방지 국제의사의 해(IPPNW) 독일지부 지나 메르텐스 대표는 "DMZ에 1백만개의 지뢰가 묻혀 있어 어린이들까지 다치거나 생명을 잃고 있는 것은 비극" 이라며 "남북이 시급히 지뢰제거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국제민주연대 이정옥(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공동대표는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외국 NGO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이번 선언문을 채택하게 됐다" 고 "이 선언을 계기로 국제적인 평화.군축운동을 벌여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철원〓하재식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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